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22일(화) 대법관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 달라는 대통령의 요청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사법부와 대통령실의 충돌이 추석 연휴 직전 정국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 대법원장은 "재제청 요청을 정당화할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는 취지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곧바로 반박했다. 같은 날 첫 입장을 내고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했고, 대법원장의 논리가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의 임명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으로 대한민국 헌법에 위배되는 인식"이라고 규정했다.

대법관 공석이 길어지고 있다는 점도 논쟁의 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노태악 전 대법관이 퇴임한 지 이미 6개월이 지났다는 점을 들어, 공석 상태가 이어지면 국민이 신속하게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된다고 지적했다.

헌법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정하고 있다. 제청과 임명 가운데 어느 쪽이 우선하는지, 대통령이 제청된 후보를 임명하지 않고 재제청을 요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문 규정이 없다 보니 이번처럼 양측이 정면으로 맞설 경우 해소 절차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여기에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하면서 현 정부 출범 이후 장관급 후보자 낙마는 5명으로 늘었고, 인사위원장인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도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인사를 둘러싼 갈등이 겹친 채 연휴에 접어들면서, 이번 사안이 명절 밥상 민심에 어떻게 반영될지가 다음 정국의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