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밝힌 검찰개혁 구상을 두고 여권 지지층 내부에서 이례적인 충돌이 벌어졌다. 범여권 논객으로 꼽히는 유시민 작가가 대통령의 설명을 정면으로 반박하자 청와대가 유감을 표명하고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는 상황으로 번졌다.
발단은 이 대통령이 지난 18일(금) 기자회견에서 내놓은 설명이었다.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의 목표가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고 말하면서, 원래 최대치의 개혁 목표는 수사를 담당하는 검사와 기소를 담당하는 검사를 나누고 법무부 안에서 기관을 분리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유 작가는 22일(화) 이 발언을 겨냥해 "우리가 생각한 검찰개혁, 더불어민주당 입장, 대통령의 공약이라고 얘기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수사와 기소 분리, 검찰개혁이라는 말은 같이 썼으나 내용이 달랐던 것"이라며 "대통령이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작가는 이어 법무부 안에 검찰청을 두 개로 나눠 각각 수사와 기소를 전담하게 하는 방식을 검찰개혁의 최대치라고 말한 것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고, 검찰개혁을 주장해 온 그 누구도 이런 방식을 개혁이라 부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근거 없는 비난성 주장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를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는 것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후 청와대가 유 작가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여기에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26일(토) 끼어들며 논란이 확산됐다. 한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측이 유시민 씨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할 거라고 보도됐다"며 "대통령이 정치인도 아닌 자기 진영 평론가 상대로 각 잡고 소송 건다는 것이 황당하다"고 했다. 한 의원은 과거 자신이 유 작가를 상대로 법적 대응해 이긴 일을 두고 "사실의 힘이었다"고 언급한 뒤, "유시민 씨를 이긴 유경험자로서 이 대통령에게 충고한다. 당신은 유시민 못 이긴다"고 말했다.
이번 공방은 검찰개혁의 구체적 설계를 둘러싼 이견이 야권과 여권 사이가 아니라 같은 진영 안에서 터져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검찰개혁 입법 논의가 본격화되는 국면에서 지지층 내부의 해석 차이가 어떻게 정리될지가 다음 관문이 될 전망이다.
청와대가 실제로 법적 대응에 나설지, 법무부 조직 개편안이 어떤 형태로 제시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수사·기소 분리의 범위와 방식이 구체화되면 쟁점이 한 번 더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