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부터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상자산이 쓰인 경우에도 피해자가 지급정지와 피해환급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법제처는 이런 내용을 포함해 이달 새로 시행되는 법령 84개를 소개했다.

그동안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피해 재산이 '현금'인 경우에만 구제를 적용해, 범인이 가로챈 돈을 가상자산으로 바꿔 세탁하면 피해자가 사실상 구제받기 어려운 사각지대가 있었다. 지난 3월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개정법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가상자산사업자에게도 금융회사와 동일한 수준의 보이스피싱 방지·피해구제 의무를 부과했다.

개정법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는 의심스러운 계정에 대해 지급정지 조치를 할 수 있게 됐고, 피해 재산의 범위도 현금에서 가상자산까지 확대됐다. 법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이달부터 실제로 시행에 들어간다.

같은 달 22일부터는 배달의민족 등 통신판매중개업자에게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 관련 고지 의무가 새로 부과된다. 입점 판매자가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하거나 소비자가 혼동할 수 있는 방식으로 표기하지 않도록, 중개업자가 관련 규정을 사전에 안내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고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통신판매중개업자에게는 최대 1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그동안 원산지 표시 책임이 주로 입점 판매자에게만 집중됐던 것과 달리, 플랫폼 사업자에게도 일정 부분 관리 책임을 지우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뀐 셈이다.

법제처는 이번에 소개한 84개 법령이 보이스피싱 대응, 건강보험, 청소년 보호, 배달 플랫폼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걸쳐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금융범죄가 날로 지능화되는 상황에서 제도적 공백을 메우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가상자산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었다면 해당 가상자산 거래소나 경찰, 금융감독원 등을 통해 지급정지와 피해환급을 신청할 수 있다. 배달앱을 이용하는 소비자도 입점 업체의 원산지 표시가 바뀌는지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