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재산분할 소송에 대비해 그룹 지주사인 SK㈜ 지분 9440억원어치를 매각하기로 했다.

SK㈜는 최근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인 최 회장이 보유 주식 165만3924주(지분율 2.3%)를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각은 다음 달 2일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매각 규모 9440억원은 법원이 노 관장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한 재산분할액과 같은 수준이다.

이번 매각은 재산분할 소송이 아직 대법원에 계류 중인 상황에서, 최 회장이 판결 확정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마련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노 관장과 최 회장의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은 1심과 2심에서 각기 다른 판단이 나오며 치열한 법정 다툼을 이어왔다.

SK㈜ 측은 지분 매각 이후에도 최 회장이 그룹 최대주주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며,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 지분율도 30% 이상을 유지해 경영권이나 지배구조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대규모 지분 매각이 단기적으로 주가 수급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매각 목적이 명확한 재산분할 자금 조달인 만큼 그룹 경영 안정성 자체를 흔들 사안은 아니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재산분할 소송의 최종 판단은 대법원에서 나올 예정으로, 확정 판결 시점과 액수에 따라 추가적인 지분 매각이나 자금 조달이 이어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