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오는 6일로 예정된 대법원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라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요구에 사실상 응하지 않겠다는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국회와 사법부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법사위에 낸 의견서에서 헌법과 법률을 준수할 의무가 있고 관련 수사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사위는 조 대법원장을 기관 증인이 아닌 일반 증인으로 채택해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4일 조 대법원장의 이같은 태도를 사실상 출석 거부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법사위 소속 의원들은 국회가 사법부 현안에 대한 설명을 요구할 때마다 사법부 독립을 앞세워 출석을 거부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일반 증인으로 채택된 이상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출석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 대법원장은 의견서에서 대법원장이 가진 대법관 제청권 등 헌법상 독립된 권한에 대한 증언 요구가 헌법 제104조 2항이 담고 있는 권력분립과 사법부 독립의 취지에 반한다는 논리도 함께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의원들도 조 대법원장의 불출석 방침에 대해 국민 앞에 직접 설명해야 한다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고,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국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법사위의 대법원 국정감사가 오는 6일로 예정된 가운데, 조 대법원장이 끝내 출석하지 않을 경우 국회가 동행명령장 발부나 고발 등 추가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사안은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둘러싼 입법부와 사법부 간 권한 충돌 성격이 짙어, 향후 유사한 사례에서도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