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진행 중인 농지 조사에서 현행 농지법과 맞지 않는 이용 실태가 확인되더라도, 투기 목적이 아니라면 처분이나 이행강제금 부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농지법보다 우선 적용되는 특별조치법을 국회와 협의해 만들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8일(목) '농지 조사 후속조치와 제도 개혁 방향'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방침을 내놨다. 농지 조사를 두고 현장에서 "농지를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커지고, 전날 국정감사에서도 여야가 재산권 침해 우려와 정부의 설명 부족을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처분 대상에서 빠지는 대표적인 경우는 상속농지다. 직접 농사를 짓지 않거나 소유상한을 넘더라도 처분하지 않고, 앞으로 상속농지 임대·관리 제도를 다듬는 자료로만 활용한다. 고령으로 이웃이나 친척에게 농사를 맡긴 관행적 임대차, 종중·사찰·미등기 상속처럼 소유관계가 복잡한 농지, 맹지 등 농사가 어려운 농지, 창고 같은 미허가 시설도 단순 위반만으로는 처분하지 않는다.
농지은행에 맡기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처분하지도 않는다. 농지은행에 임대하거나 매도할지는 소유자가 선택하도록 했다. 원하는 경우 일정 기간 안에 위반 상태를 적법하게 바꿀 수 있는 양성화 특례도 둔다.
반면 투기 목적이 분명한 경우는 현행법대로 처리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영농계획서를 내고 농지를 사들인 뒤 방치하거나 임대한 경우, 허위 영농계획서로 취득한 뒤 시세차익을 노린 경우, 농업법인을 통해 취득한 농지를 쪼개 팔거나 임대한 경우 등이 해당한다.
농식품부는 특별조치법을 이달 중 발의해 12월까지 국회 절차를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조사 결과와 현장 의견을 반영해 2027년 상반기에 농지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농지를 팔고 싶어도 농지은행 예산 부족으로 바로 팔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2027년 매입 예산 확대도 국회와 협의하기로 했다. 다만 특별조치법은 국회 심의·의결을 거쳐야 하는 만큼 세부 내용과 일정은 바뀔 수 있다.
농식품부는 이번 방침이 현장 농업인에게 개별적으로 안내될 수 있도록 12일(월)이 있는 주부터 농지 조사 상담센터를 운영한다. 한국농어촌공사뿐 아니라 농업인 단체도 상담에 참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