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소방 예산을 '재정 빨대'에 빗댄 발언과 관련해 17일 공개 사과했다. 논란이 불거진 지 나흘 만이다.
논란은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시작됐다. 추 지사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소방 관련 예산을 언급하며 소방이 가장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후 소방노조를 중심으로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일하는 소방관의 헌신을 폄하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추 지사는 17일 부천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여러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추 지사는 말이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면 깊은 유감을 표하고 마음을 다해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소방관을 폄훼할 의도는 없었으며, 구조적인 재정 문제를 설명하다 나온 표현이 잘못됐다는 점은 인정한다는 취지로도 말했다.
빈소에서는 퇴직 소방관과 일부 소방노조 관계자들이 추 지사에게 사과와 사퇴를 요구하며 항의하는 모습도 전해졌다. 앞서 추 지사가 소속된 더불어민주당이 먼저 두 차례 입장을 내 사과한 바 있지만, 당사자의 직접 사과가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야당은 사과 이후에도 공세를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사과를 바라시니까 사과드린다'는 취지의 표현을 문제 삼으며 자신의 잘못보다 억울함을 앞세운 사과라고 비판했다. 여야는 부천 순직 소방관 추모에는 한목소리를 냈지만, 사과의 진정성을 둘러싼 공방은 18일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논란은 소방 인력과 장비 비용을 국가와 지방정부가 어떻게 분담할지라는 재정 논의와, 현장 소방관에 대한 예우 문제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향후 국정감사와 제도 논의 과정에서도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